[앵커]
지금 보시는 이 모습, '야외 식당'처럼 보이지만, 사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입니다.
버스에 테이블까지 가지고 다니면서 음식을 먹고 술판까지 벌입니다.
단풍구경이 한창인 요즘,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현장 카메라 전민영 기자입니다.
[기자]
단풍이 든 계절, 고속도로 휴게소에 관광버스가 줄 서 있는데요.
여기 이 주차장을 식당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주말 아침.
고속도로 휴게소로 들어오는 관광버스.
그런데 주차공간이 아닌 가장자리 화단 앞에 자리를 잡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트렁크에서 간이 테이블을 꺼내 펼칩니다.
부지런히 국수에 김치까지 나눠 담더니 소주와 막걸리를 꺼냅니다.
버스로 차벽을 세우고 휴게소 주차장에서 버젓이 술판을 벌이는 겁니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식사를 권하기도 합니다.
[현장음]
"그러지 말고 오늘 여기 왔으니까 국수나 한 그릇."
들어오는 관광버스마다 약속이나 한 듯 테이블을 펴고 한 상씩 차립니다.
결혼식, 동창회 모임도 있지만 단풍 구경 나선 산악회가 대다수입니다.
관광버스 기사들은 오래된 관행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버스기사 A 씨]
"산악회 예산, 회비 받는 걸로 (어떻게) 전부 밥을 사. 밥을 적은 비용으로 하기 위해 이렇게 먹는 거예요.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안 해줄 수가 없는 거예요."
[버스기사 B 씨]
"(버스에) 테이블 싣고 다니는 이유가 이거 때문에…. 다 그래요! 이 차에만 있는 게 아니고."
휴게소 주차장 내 음주와 취식은 금지돼 있습니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권경구 / 휴게소 이용객]
"뒤쪽에 주차하기 위해서 지나가는 도중에 (취객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놀란 적도 있죠. 받을 뻔해서…."
하지만 술판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벌어집니다.
휴게소 직원들이 말려봐도
[현장음]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요. 위험해요. (예예. 일어나, 가자.)"
결국, 식사를 마치고 한참 뒤에야 자리를 뜹니다.
술 마신 채 취재진에게 항변하기도 합니다.
[현장음]
"지우세요. 지우시라고! 우리가 수십 년간 해온 거니까, 계속 밥을 먹을 거지만."
휴게소 이용객들의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민숙 / 휴게소 이용객]
"보기에는 좀 추태스러웠죠. 거의 고성방가라고 할까 많이 크게 떠들고 그런 부분이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기도 합니다.
[휴게소 이용객]
"저런 모습을 보는 게 싫어요. 심각해요. 고속도로 주차장 여기 단속 좀 해주세요."
하지만 공공장소인 주차장 음주를 금지하는 법이 없다 보니, 계도에 그칠 뿐입니다.
[○○휴게소 관계자]
"계도의 효과가 크지는 않습니다. 반발이 심하세요. '우리가 법적으로 문제 되는 것도 아니고 왜 그걸 휴게소에서 방해하느냐' 민원을 넣기도 하시죠."
단풍철마다 반복되는 휴게소 백태.
결국, 현장에 남는 건 술병과 음식물 쓰레기뿐으로 뒷정리는 고스란히 휴게소 몫입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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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전다정
전민영 기자 pencake@ichannela.com